가면의 고백

2014년 07월 10일 - 2014년 09월 14일
전시실1-4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 <가면의 고백>에서 제목을 따온 이번 전시는 모든 것이 투명하게 보이는 미디어 시대에 고백의 의미를 생각해 보는 전시입니다. 고백이라는 것 자체가 자신의 내면을 드러내는 것을 의미하고 있지만, 미시마 유키오의 말처럼 진실한 자신의 모습은 결코 드러나지 않습니다. 고백하는 자는 자신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고 생각하는 그 순간에도 남의 시선에 대한 자기검열을 통과하지 못합니다.
SNS는 다양한 형태로 사람들로 하여금 고백하게 만듭니다. 그 고백은 만들어진 고백이고 타인을 의식한 고백입니다. 말투와 내용이 일기의 형식을 빌려오지만, 철저히 타인의 눈을 의식한 정제된 고백인 것입니다. 남에게 고백하기 위한 자신의 삶은 꾸며진 거짓입니다. 고백의 의미가 비밀과 숨겨진 무언가를 내뱉는 것이라면 미디어 시대의 고백은 자신을 드러내기 위한 장치에 불과합니다.
근대로 접어들어, 사생활이 강조되기 시작하면서 사람을 만날 때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사적 영역이 확고해지면서 사람들은 점차 사이버 상의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일상을 터놓게 됩니다. 그러나 불특정 다수에게 드러내는 ‘나’의 고백은 너무나도 유희적이고 가벼우며 공격적입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자신에 대한 내적 탐색의 의미가 미디어 시대에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참여작가: 강민숙, KKHH(강지윤+장근희), 김민경, 김아영, 김형무, 난다, 로와정, 오제훈, 예기, 이강희, 이효연, 정문경, 정정주, 정주아, 추미림, 황연주, 크리스티안 앤드류(Kristian Andrews), 루이즈 부르주아(Louise Bourgeois), 레지나 페소아(Regina Pessoa), 스미토 사카키바라(Sumito Sakakibara), 티보 바노키(Tibor Banoczki)

연계 출판: 가면의 고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