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득한 빈 곳 [서울대학교병원 대한외래 갤러리]

2021년 10월 25일 - 2022년 02월 26일
서울대병원 대한외래갤러리

무엇을 그리고 무엇을 그리지 않는가는 화가가 하는 가장 큰 선택 중 하나이다. 보는 입장에서도 시야의 모든 것에 집중할 수는 없어서 풍경이든 회화든 무언가를 본다는 것은 선택하는 것이 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빈 공간에 유독 시선이 가고 그 인상이 오래 남는 이시현, 정성윤 두 작가의 회화를 소개한다. 일견 빈 듯한 평면은 설명적인 묘사가 생략되었을 뿐, 캔버스 천과 안료가 스며들듯 때로는 묵직하게 채워져 있다. 그 공간을 둘러싸고 친숙한 일상 속 상황이 지극히 정제된 형태로 재현되어서 나의 시선이 화가의 시선인 듯 화면 안으로 초대된다. 이러한 특징들이 홀로 온전히 느끼는 정서여백의 가치라고 일찍이 평단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이번 전시가 관람객 각자가 회화와의 마주침을 통해 자신의 감정과 정서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