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미술관 디자이너 레지던스1기 MoA의 공간탐구

2010년 02월 23일 - 2010년 04월 11일
코어갤러리

서울대학교미술관은 잠재력과 실력을 갖춘 동시대 신진 디자이너 작가들의 작업 활동을 재정적으로 지원해주고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작가 후원 프로그램을 마련하였습니다. 본 프로그램의 1기는 확실한 기점이 될만한 작가인지에 대한 판단보다는 동시대의 삶과 예술을 반영할 수 있으면서도 일반적인 관념의 디자인 작업을 넘어 새로운 시도를 하는 모험심 강한 작가들을 위주로 선발하였습니다.
이번 전시는 1기에 선정되었던 작가들의 새로운 작업과 일련의 작품들을 소개하는 자리임과 동시에 2010년 서울대미술관의 첫 기획전입니다. 전시의 부제는 네덜란드 건축가 렘 콜하스(Rem Koolhaas)가 설계한 미술관의 건축 공간 안에서, 자신의 작업이 ‘보여지는’ 방식을 모색해보는 설치 미술 작업이었음을 반영하는 '서울대학교미술관(MoA)의 공간탐구’가 선정되었습니다. 디자인을 미술관에 담는다는 것은 여전히 난제이지만, 선정 작가들은 미술관의 물리적, 사회적, 문화적, 정치적인 맥락에 대한 작가들 나름의 사유와, 디자인을 수용할 수 있는 미술관에 대한 디자이너적인 응답을 오늘날의 디자인 조형언어로 표현하는 데에 주력했습니다.
이번 1기에 선정된 이상진은 디자인 작품을 미술관이나 갤러리에서 꾸준히 전시하면서 디자인이 부딪히는 한계를 확장하고, 다양한 디자인 실험을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는 디자이너 아티스트 시대의 선두에 있는 작가입니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미술관의 중앙을 상하로 관통하고 있는 지하 2층에서 느껴지는 시간을 오후에서 밤으로 변경하여 설정하고 이를 위하여 벽면 내부에 있던 기존의 형광등 빛을 대신하여 밤의 자연을 형상화한 조명들로 채워나갔다. 지하 2층 공간에는 조명과 테이블, 그리고 의자들을 설치하고 벽면의 내부에는 작은 빛으로 연출하였는데, 이 장소는 관람객들이 의자에 앉아 쉴 수 있도록 배려된 것입니다. 한편 1기 선정작가 이준은 스튜디오 바틀즈(Studio Bottle)라는 개인 연구소를 기반으로 다수의 미디어 작품을 발표하며, 최근에는 읽고 이해하는 텍스트를 넘어서 먹고 마시는 등의 미각과 공감각을 도입한 실험적인 작품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 컴퓨터 시스템을 통해 현재 인터넷에 구술되는 텍스트와 단어들을 수집하고, 이들을 미술관 벽면에 빔 프로젝터로 투사하여 ‘의미’와 ‘이야기’가 공명하는 시공간으로서 서울대학교미술관을 재해석하는 작업을 선보입니다.